
콜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
한여름 같은 첫사랑의 여운
첫사랑은 벚꽃 날리는 봄이 아닌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한여름이었다. 한여름 같은 첫사랑의 여운은 길고 진했다.
여름에 느닷없이 찾아온 손님 올리버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 함께 자전거를 타며 요동치는 심장 소리는 자전거를 타서일까, 혹은 그와 함께여서일까. 미묘하고 푸른 감정을 과하지 않게 담아냈다. 선을 긋는 것 같으면서도 얽히는 시선을 밀어내지 않는 올리버와 처음 느끼는 감정에 혼란스러워 하는 엘리오가 아름답다. 성소수자와 유대인 같은 소수자 문제를 과하지 않게 살짝만 보여준다. 최근의 영화들은 PC 흐름에 따라 과하게 PC 요소를 집어넣어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은데 콜바넴은 '다원성'이라는 박스에 넣어 '공주와 기사', 'apricot'이라는 포장지를 입혀 세련되게 표현한 것이 반갑다. 해변가에서 손을 잡는 장면이 영화의 제목인 'call me by your name'과 연결되는 대목 또한 꽤 괜찮은 메타포이다. 흔한 갈등 요소 하나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 될 수 있다. 고뇌는 엘리오의 몫이고 나머지 모든 등장인물은 이성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빈약한 서사를 적절한 ost와 미장셴, 훌륭한 연기로 덮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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